식당 술값 하락, 20년 만의 '미스터리'…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식당에서 판매하는 소주와 맥주 가격이 눈에 띄게 하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일반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소주의 물가지수는 115.13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 하락했으며, 맥주 역시 0.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물가 상승이 일반적인 외식 시장에서 매우 특이한 움직임입니다. 특히 외식 소주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한 것은 통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2006년에 이어 단 두 번째이며, 외식 맥주 물가의 하락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20년 만의 '기현상', 그 이유는?
주류 업계의 출고가 인상 자제
최근 주류 업계는 원가 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동참하고 소비 심리를 고려하여 소주와 맥주의 출고가 인상을 자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식당들의 매입가 부담을 덜어주어 판매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입니다.
경쟁 심화 및 소비 둔화
고물가 시대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외식 시장 전반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류는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식당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
정부는 지속적으로 외식 물가 안정을 강조하며 업계에 협조를 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압력이 식당들의 가격 정책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일부 품목의 프로모션 및 할인
개별 식당 차원에서 특정 시간대나 요일에 주류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전체적인 외식 주류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락의 주요 원인
장기 불황과 소비심리 위축
-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나빠지고, 외식 소비가 줄어들었습니다.
-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100보다 낮아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 작년 12월 이후로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자영업자들의 생존 전략
- 자영업자들이 손님을 붙잡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주류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습니다.
- 서울 건대입구역 부근의 한 고깃집은 소주·맥주값을 5,000원에서 2,000원으로 60% 낮췄습니다. 이는 14년 전 가게를 열었을 때의 가격(3,000원)보다도 저렴한 수준입니다.
- 중간 유통상을 거쳐 자영업자에 판매되는 소주·맥주의 최종 도매가는 서울 기준 한 병당 약 1,500원으로, 마진이 기존 3,500원에서 500원으로 줄어든 셈입니다.
'불황형 포차'의 인기
- 소주·맥주를 약 2,000원에 판매하는 이른바 '불황형 포차'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한 프랜차이즈 포차는 생맥주 한 잔을 1,900원, 닭 날개 한 조각을 900원에 판매하며 2023년 말에 영업을 시작해 현재 전국에 18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이러한 저가형 포차들이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역사적 맥락: '편의점포차'의 등장
현재의 '불황형 포차'는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유행했던 '편의방'의 재등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당시 편의방은 편의점에서 파는 육포와 오징어 등 마른안주를 저렴한 가격에 파는 술집이었습니다.
2017년에는 '편의점포차'라는 개념이 등장했는데, 이들은 소주와 맥주를 1,900원에 판매하고, 안주는 100원부터 시작하는 가격 정책을 펼쳤습니다. 이러한 '편의점포차'는 서울에서 시작해 충청권과 대구 등 지방으로 확산되었습니다.
현재 상황과 전망
- 소주·맥주 가격 하락세는 최근 식당들이 겪고 있는 위기 상황을 반영합니다. 식자재값·인건비·전기료 등이 모두 상승한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은 마진이 높은 주류 판매 가격을 내려 손님을 유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 업계에서는 이러한 외식 주류 물가 인하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물가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소비자들도 그간 소주와 맥주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 주류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마진을 줄이더라도 가격을 동결하거나 내릴 수밖에 없는 이상 현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습니다.
결론
금융위기 때도 내리지 않았던 소주·맥주 가격이 최근 2,000원대로 하락한 이유는 장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 위축과 이에 대응하는 자영업자들의 생존 전략이 핵심입니다. 물가와 비용은 상승하는데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자, 식당들은 마진율이 높은 주류 가격을 낮춰 손님을 유지하려는 '눈물의 할인'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20년 만에 나타난 이례적인 외식 주류 가격 하락 현상이 소비자들에게는 잠시나마 단비 같은 소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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