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에 시작한 꿈, 세상을 울린 칠곡 할매들의 시
80세가 넘어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기 시작한 칠곡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며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할머니들은 칠곡군 한글학교에서 문해 교육을 받고 2015년 첫 시집 『시가 뭐고?』를 출판했습니다.
제목: 마른땅
지은이: 김기선
비가 와서
노은 마르고
드래가서 오지오 안는 영감 때무네
마음이 단다
하느님이 비를 주쓰면 조겠는데
비를 안 주니
콩 모종 들개 모증도 해야 하는데 가무러서
땡땡 마음도 가물다
제목: 비가 와야대갰다
지은이: 김말순
비가 쏟아져 오면 좋갰다
풍년이 와야지대갰다
졸졸 와야지
고구마, 고추, 콩, 도라지
그래야 생산이 나지
제목: 농가 먹어야지
지은이: 박차남
마늘을 캐 가지고
아들 딸 다 농가먹었다
검은꺠 농사지어서
또 다 농가먹어야지
꺠가 아주 잘났다
제목: 눈물 납니다
지은이: 조을생
열살 아레에 방아 찌으며
힘들어서 울고
보리를 찌어 밥을 하고
밀가루로 수재비를 만들어
중참을 해서 들에 가다가
넘어져서 울었지요
그때 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 납니다
제목: 기부니 조타
지은이: 곽두조
내 얼굴을 그리다
그리믈 그리 게 기분이 조타
눈코입을 그린 게 기부니 조타
처마하고 팔다리 그리고
그 미태 내 이름도 써보이 기부니 조타
나도 이리 떄가 이다
공부하는 날 기다리는 게 마으미 즐거따
2015년 발간된 시집 '시가 뭐고?'에는 할머니들의 아름다운 삶과 애환이 담긴 시 98편이 수록되어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특히, 교과서에는 칠곡 약목면 복성리 벽화 거리에 사는 할머니 4명의 시와 그림이 실렸습니다.
70년이 넘도록 자신의 이름조차 쓰지 못했던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면서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이를 시로 표현했다는 사실은 감동적입니다.
교과서에는 강금연, 김두선, 이원순, 박월선 할머니의 따뜻한 시들이 실려 있습니다.
“처음 손잡던 날”, “도래꽃 마당”, “어무이”, “이뿌고 귀하다” 등의 시를 통해 할머니들은 가족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감사, 삶에 대한 애정을 진솔하게 표현했습니다.
할머니들은 교과서에 자신의 시가 실린 것에 대해 큰 기쁨을 느끼면서도, 함께 시를 썼던 동료들이 세상을 떠나거나 건강이 좋지 않아 안타까워했습니다.
할머니들은 학생들이 자신의 시를 통해 부모님께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키우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칠곡군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실버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교과서 수록을 기념하여 ‘교과서 거리’를 조성하고,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칠곡 할머니들은 시를 남겼다"며 어르신들의 열정을 응원하고 실버 문화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가 뭐꼬"는 칠곡 할머니들의 삶과 꿈, 그리고 우리 사회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중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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